망량의 상자

[스포일러 있음.]



왠지 낯익은 제목이다 싶었는데 동명의 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만화까지 다양한 장르로 미디어 믹스된 작품이었다.
그 중에서도 아마 가장 인지도가 있을 소설을 집었는데
제법 방대한 양이어서 상.하권을 완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책을 잡은지 얼마되지않아 내용이 쉽사리 빠져 들었고,
사건의 의문점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스릴있었기에 내 걱정은 기우로 판명되었다.

먼저 [나]로 명명되는 이 책의 화자, 세키구치 타츠미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교고쿠도의 등장 시기가 상당히 늦었다는 점이 새로웠다.
특히 교고쿠도의 경우, 사실상 본작의 주인공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기에 그의 늦은 등장은 신선하게 다가왔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사건전개가 복잡하고 자세하게 묘사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또한 4개의 사건이 연관이 있으면서도 없는..
미묘하게 얽힌 상태인 점도 흥미로웠고,
이 얽히고 섥힌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소득이기도 했다.
사실은 별개인 사건들을 교묘하게 엉기게 한 점도 그러하고,
각 챕터 서두에 있는 글귀가 책을 다 읽으면 "아~" 하는 탄성과 함께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이 사건들 모두가 한편으로는 굉장히 씁쓸함을 느끼게 했기에,
어찌보면 잔인하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잘 풀어나간 것 같아 즐거웠다.

반면 에노키즈의 포지션은 사건해결의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라고 해도
전반적으로 사실적 묘사를 추구한 본작에서 [진짜 이능]을 선보임으로서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또한 사건 내막의 대부분을 귀로만 전해들은 교고쿠도의
엄청난 구성력과 추리력은 감탄을 불러 일으키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딘가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했기에 개운치 않은 느낌도 함께 받았다.

그럼에도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의 치밀함과 뒷맛 나쁜 결말 등,
추리소설로서 갖추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많은 요소를 충족시키고 있었고
특히 유즈키 요코와 가나코, 두 모녀이자 자매의 이야기에서
(미마사카 코시로와 관련하여) 여러모로 느끼는 바가 컸던 것 같다.
모든 범행에는 동기가 존재한다는 교고쿠도의 말에 상당부분 공감하며 이 글을 정리한다.

P.S
[집착]이야 말로 일그러짐의 근원이 아닐까 싶다.

by NIZU | 2010/02/07 23:58 | BOOK | 트랙백 | 덧글(5)

동쪽의 에덴 (2009)

▲ ⓒ 東のエデン製作委員會

[스포일러 있음.]



감상계기는 [허니와 클로버]의 우미노 치카의 캐릭터 원안 때문이었다.
[허니와 클로버]라는 작품을 워낙 즐겁게 본 이유도 있고
동글동글한 원안의 특성상, 한정된 장르에서 쓰일 디자인이라고 지레짐작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긴 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즐겁게 감상하였다.

먼저 주인공이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유일한 단서인 노블리스 휴대폰을 토대로 과거를 추적해나가는 점.
[세레손](selecao: 선택받은자<porutuguese>)이라고 하는 구원자를 등장시켜
[Noblesse oblige], 사회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와 동시에
꾸준히 대두되고 있는 문제인 테러, 고령사회, 청년실업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를 심각하면서도 유머스럽게 풀어나가고 있다는데에 흥미를 느꼈다.
"나라를 올바르게 인도할 의무" 라는 미명 아래
각자의 방법으로 세레손 게임을 진행해 나가며 느낄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 대립에서도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고,
11화라는 비교적 짧은 편수에 나름대로 깔끔한 결말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12명이라는 세레손을 지정했음에도 그 일부만 출연했다는 점과
Mr.아웃사이드와 쥬이스의 정체,
그리고 타키자와가 말하는 [왕]의 의미가 불명확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이는 극장판에서 윤곽을 드러내리라 생각하지만,
일단 극장판 1편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기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싶고,
니트들을 통해서 사회적 단절, 혹은 연결을.
그리고 에덴(낙원)은 없다..
하지만 그 존재의 가능성에 대해서 고찰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P.S
결론은 쥬이스 킹왕짱.. [... ]

by NIZU | 2010/02/05 23:17 | ANIMATION | 트랙백 | 덧글(2)

말할 수 있는 영어, 스피쿠스 (Spicus)

0.시작에 앞서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렛츠리뷰]였으나, 항상 원하는 것은 손에 넣을 수 없었다.
심기일전하고 몇 번의 도전 끝에 당첨되어 드디어 전화영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외국어, 특히 영어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영어광풍(狂風)이 불어 닥쳤다.
이는 어느 영역에서든 마찬가지여서 취업시장 또한 업무에서 그닥 활용되지 않을
TOEIC이나 TOEIC Speaking 등을 요구하는 실정에서 별 수 있나, 꼬우면 배워야지.
어쨌든 그렇게 나의 영어 말하기 학습은 시작되었다.

1.레벨테스트
학습코스는 총 6개의 코스로
P(Prepare), S(Start), M(Middle), A(Advance), H(High), F(Free talking)이다.
이 중 본인이 수강할 코스를 레벨테스트를 통해서 정하게 되는 형식이었다.
지정한 시각에 외국인 강사에게서 전화가 오고, 10분 정도의 통화가 이어졌다.
중/고등학교 시절의 원어민 교사와의 대화 이후로 영어권 외국인과의 대화는
사실상 처음이여서 긴장도 하고, 많이 버벅댄 것 같았다.
한가지 핑계를 대자면 통화품질이 좋지 않아서 [Pardon Me?]의 사용빈도가 높았다는 것.
이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작용했는데 그렇기에 
가급적 휴대폰이 아닌 집전화를 이용하여 수업할 것을 권장하는 바이다.
그렇게 받은 레벨테스트에서 S 혹은 M코스 둘 중 하나를 골라도 되는 성적을 받았다.
다시듣기로 제공되는 대화 녹취록을 들어보니 손발이 오글거리고,
너무 대답을 못한 것 같아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만 어차피 못하니까 배우는게 아닌가.
긍정적인 마인드로 S코스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2.학습매니저 및 튜터 배정
학습매니저는 한국인으로 튜터 배정과 서비스 제공, Writing 첨삭 등
전반적인 스피쿠스의 학습시스템 총괄을 담당하는 듯 하다.
처음에는 Writing 첨삭까지 담당하는 줄 몰랐는데,
나와 심심치 않게 통화를 했던 분이 그 허접한 작문을 고쳐주었다니 민망하다.
하지만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Don't be Shy],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기에 약간의 민망함은 충분히 감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튜터는 Ria라는 분으로 배정받았다.
대화를 나눠 본 결과, 필리핀에 거주하는 27세 여성분으로 정일우의 팬이라 하신다.
주5일 하루10분씩, 한 달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CAREER]의 [B.S Information Technology]는 [Business Support]인 듯 한데,
내 전공이 경영이다보니 이 쪽에 관한 이야기도 관심있게 들을 수 있었다.
대화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순 없지만 위트도 있고, 잘 웃는 그런 순수한 분인 것 같다.

3.학습 시스템
학습 시스템은 크게 예습, 본수업, 복습, Writing학습으로 구분되고
예습은 대화문 작성과 어휘 확인, 본수업은 튜터와의 통화,
복습은 그날 배운 표현확인, Writing학습은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영작하는 것이다.

3-1.예습
예습에서는 .mp3파일과 .pdf파일의 교재가 제공된다.
먼저 .mp3파일을 들으며 대화 구문의 공란을 채워넣고 답안을 확인하고,
중요 표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지문의 내용이 그리 긴 편은 아니어서 부담이 적었고,
교재 또한 6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예습에 걸리는 총 시간은 10분 내외였다.
따라서 학습에 무리가 되는 부분은 없었으며,
튜터와의 본수업 전에 예습을 통해서 그 날 배울 표현을 익혀둘 수 있었다.

3-2.본수업
예습에서 다운받은 .pdf파일의 교재 내용을 튜터와 함께 학습한다.
교재는 어느 주제를 가지고 등장인물이 대화하는 [Dialogue]가 있는데,
이 대화 주제는 튜터와 그 날 대화 할 주제이기도 하다.
S코스 수업은 짧은 구문을 튜터와 역할을 나눠 맞춰보고,
역할을 바꿔서 다시 대화해보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좋지 않은 [Pronunciation]을 교정해주었다.

다음은 [Small Talk]구문 3개.
이는 예습과 교재에서 쭉 다뤄져왔던 표현구문을 대답하는 것으로
예습에 충실했다면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Long Talk].
여기서는 그 날 주제와 관련된 두가지의 질문을 받게 되고, 이를 영어로 표현해야 했다.
나는 실력이 부족하다보니 즉흥적으로 대답을 할 수 없었고
이에 대답할 표현을 미리 준비하여서 이야기하곤 했다.
물론 나 혼자 떠드는 것은 아니어서 튜터의 예상치 못한 질문이 들어오기도 한다.
준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질문은 사실 좀 당황스러워서 제대로 대답을 못하곤 했다;;
아아.. 내 부족한 실력을 탓하리~
특히 기억에 남는 [Long Talk]는 [Tell me about your ideal mate]였다.
내 이상형을 묻는 질문으로 딱히 이상형따윈 사치[... ]였기에
[Pure Heart]를 가진 여성이면 좋겠다, [Gold Digger]가 아니면 좋겠다..
... 라고 했더니 한치의 망설임없이 본인이라고.
이런 쪽에 있어서는 다소 보수적인 성향이 있는 나였지만, 필리핀으로 날아가고 싶었다;;
참고로 [Gold Digger]라는 표현은 이 대화를 준비하면서 알게되었는데,
금광꾼, 사금꾼이라는 의미와 함께
돈을 목적으로 남자와 교제하는 여자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본학습은 튜터의 피드백이 제공된다.
내가 했던 말 중 잘못된 표현이나 부적절한 어휘사용이 있을 경우,
이를 지적하고 교정해주는 서비스였는데 통화와 동시에 작업을 하는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피드백 되었다..
틀린 부분을 알고 고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조금 짧은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3-3.복습
복습은 그 날 배운 표현 중 특히 중요한 구문을 영작하는 것이었다.
예시 문구를 보여주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예시와 조금씩 내용을 바꾸어서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예습과 마찬가지로 모범답안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틀린부분을 바로 확인하고, 공부할 수 있었다.

3-4.Writing학습
Writing학습은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주4일 제공되는 학습으로
어느 주제를 던져주면 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는 형태였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나름대로 사전을 찾아가면서
내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려는 노력을 하였고, 가급적이면 길게 쓰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작성한 문장은 학습매니저의 첨삭을 통해 교정 받을 수 있었다.
주로 지적받았던 부분은 시제,
특히 Have를 사용한 완료형 시제와 Would, Could 등의 조동사 표현이었다.
이처럼 첨삭을 통해 내가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다.

기억에 남는 질문은 어렸을 때 본 만화 중 기억에 남는 것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단순하게 마징가를 써볼까 하다가
좀 더 고급스러운 표현을 위해 선택한 작품이 [겟타로보]였다.. [... ]
합체 시퀀스를 설명하기 위해 [bumper-to-bumper], [combine procedure]등
나름대로 작문을 해봤는데 개드립;;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ㅅ=;;
Writing학습은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았다.

4.그 외
일정표를 제공하여 정해진 스케줄대로 진행된다는 점과
적절한 피드백이 제공된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스케줄은 3회 한도내에서 연기할 수 있었지만,
딱히 연기할 일이 없었던 나는 모든 일정을 다 소화해냈다.
마지막 날에 다가와서 Writing학습을 못한 것이 유일한 흠인데,
자체적인 평가를 내려보자면 제법 충실히 프로그램을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참, 10개의 unit수업을 마치면 중간평가를 응시할 수 있는데
여기에 참여하지 못한 것도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5.총평
[렛츠리뷰]를 통해 제공되는 상품은 10분의 통화분량이었는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이 시간동안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우기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을 뿐더러 가능하지도 않다.
하지만 외국인과 실제로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경험적인 측면에서 상당부분 도움이 된 것 같고,
영어 울렁증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스피쿠스의 가장 큰 장점은 이처럼 외국인과 만날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것과 함께
피드백을 통해 Listening, Speaking, Pronunciation, Vocabulary, Grammar에서
본인의 강/약점을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또한 Writing학습을 통해 아마 많은 이들이 접해보지 못했을 영작을 시도해 봄으로서
비록 그 퀄리티가 어떻든 간에 영어와 가까워지고,
제공되는 첨삭으로 올바른 표현을 익힐 수 있다는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학습을 포함해 대부분의 과정에서 본인의 노력이 요구되는데,
결국 스스로 노력해야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또 그 노력 여하에 따라 성취도 또한 달라지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어쨋든 한 달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이런 기회를 주신 이글루스 렛츠리뷰 및 스피쿠스에 감사드린다.
이번 스피쿠스 학습을 통해 영어에 대한 학습욕구가 더욱 높아진 만큼,
개인적인 여유가 생기면 다시 한번 스피쿠스를 통해 영어를 접해보고 싶다.

P.S
외국어니까 세계밸리..? (퍽-!!)

by NIZU | 2010/01/30 06:10 | EVENT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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