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7일
District 9 (2009)

영화를 가만히 곱씹어보니 쉽사리 글을 쓸 수가 없다.
우선 내가 이 영화를 똑바로 이해할 수 있었는지,
만약 그렇다하더라도 나의 짧은 글솜씨로
온전히 표현할 수 있을지 자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좀 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겠지만,
라이트한 영화팬의 입장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이 영화의 타이틀이자
극 중에서 외계인의 강제이주구역으로 등장한 [디스트릭트9]이다.
이는 [아파르트헤이트] (Apartheid)로 불리우는 백인우월주의에 근거한
인종차별정책과 제도로써 실제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자행되었던
반투 홈랜드(Bantu Homeland) 정책 등, 인종격리정책의 일환으로
케이프타운의 주거지역을 백인전용의 [디스트릭트6]로 규정하고
그 지역에 사는 흑인들을 강제이주시켰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그리고 닐 블롬캠프 감독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이라는 점,
디스트릭트6를 거꾸로 뒤집어서 디스트릭트9으로 표현한 부분은
영화 속에서 [프런]이라고 불리우는 외계인에 빗대어 인종차별을 비판하였기에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없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사리사욕에 집착하는 다양한 인간들을 묘사하며
외계인과 인간을 직접적으로 비교한 점도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외계인의 무기를 활용하는데에 혈안이 된 군수업체 MNU는
외계인을 대상으로 한 잔인한 생체실험을 하는 한편,
빈민가를 장악한 나이지리아 갱단이 외계인을 상대로 장사와 매춘을 하기도 한다.
MNU의 대표로 외계인 이주정책에 앞장선 비커스 메르바는 유동체에 노출되어
유전자가 외계인의 그것으로 조금씩 변이되는데..
MNU의 수장인 비커스의 장인이 그를 치료하기 보다는 실험대상으로 보았다는 것과
외계인의 신체를 먹으면 그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믿어 비커스의 팔을 자르려는
갱단의 행동으로 인간의 잔인성을 묘사하였다.
그에 비해 아직 외계인도, 인간도 아닌 비커스를 받아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외계인인 크리스토퍼였다는 사실에서 다시 한번 인종차별,
그리고 점점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사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인간측을 대표하는 위치에서 한순간에 실험대상으로 전락한 비커스가
MNU의 시설을 탈출한 후에 자행된 언론조작 또한 그러하다.
외계인과 성관계를 하여 유전자 변이가 일어났다는 언론매체의 보도와
이를 접한 시민들이 비커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언론매체의 막강한 파급력과
그것을 형편좋을대로 조작하는 정부기관 및 비판없이 수용하는 우리들을 비꼰 것은 아닐까.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유사 타큐멘터리 방식으로 영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도입부에서부터 시작되는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는 영화의 몰입감을
더욱 높여주는 효과가 있었고, 그로 인해 처음부터 집중하여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보여준 아직 인간이었을 적의 비커스와
그가 웃는 얼굴로 사진을 통해 와이프를 소개하는 모습,
이어서 진행된 와이프의 인터뷰와 쓰레기로 만든 꽃..
꽃을 두고 간 자가 남편이 아닐거라는 그녀의 대사와 함께
곧 등장하는 쓰레기로 꽃을 만들고 있는 한마리의 [프런]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여운을 남기기엔 충분했다.
사실 지도자를 잃었다는 이유로 조직이 쉽게 와해되거나
아사 직전의 상태라 인간과의 전쟁을 벌이지 못했다는 설정,
전반적으로 호전적 성격으로 묘사된 외계인이었으나
크리스토퍼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은 다소 의문스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내용을 담은 도입부가 빠르게 진행되었고,
이후의 전개에서 납득할 만한 과정을 보여주었기에
금방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오기도 했던 것 같다.
인간과 외계인을 구분지으려는 MNU와 이를 대표하는 비커스가
인간에서 외계인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구분의 모호함을 느꼈다.
이 영화에서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경계]가 아닐까 싶다.
인간과 외계인을 구분짓는 경계인 디스트럭트9.
그리고 그 경계가 허물어져가는 비커스를 통해 우리가 외계인,
또는 외계인이 우리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말하고 있진 않았을까.
3년 후, 비커스는 크리스토퍼와 재회할 수 있을까..
# by | 2009/10/27 23:22 | MOVIE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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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디스트릭트9 - SF 고전으로 남을 영화.
디스트릭트9은 시작부터 기존의 SF 영화의 통념을 전복시킨다. 미국대도시에 우주선이 나타나지도 않고 외계인은 인간보다 우월한 종족이 아니다. 오히려 다수에 의해 핍박 받는 소수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디스트릭트9 속의 외계인은 하루하루 일용할 양식에 굶주려 있으며 허름한 판자집에 등을 뉘이는 빈자이거나 쓰레기통을 뒤지는 노숙자이고 마약에 중독되거나 불법 무기를 매매하는 범죄자들이다. 그러니까 영화속의 외계인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힘없는 가난한 자......more
심플하면서도 복잡한 그런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영화는 채미있나요!
적어도 저는 즐겁게 감상한 영화였습니다.
한마디로 재미있다기 보다는 재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도 다루고 있구요.
여러모로 생각할 꺼리도 던져주는 것 같고,
마지막 부분은 감동적인 면도 있어서 즐겁게 본 영화로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