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on Man3 (2013) MOVIE

[스포일러 있음.]



2013년 4월 26일 관람.
좋아하는 시리즈여서 당연히 관람은 했지만 감상글이 너무 늦어지고 말았다. 뭐, 이유야 글쓰기에 흥미가 줄어서 그런 것이지만 원인을 제공한 것은 이글루스라는 것. 이런저런 문제를 안고 있는 이글루스이다보니 글을 쓰기 보단 눈팅에 점점 익숙해져가는 것 같다. 글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오지 않는 분위기를 보니 나만 이러는 것 같진 않고 다들 비슷한 느낌인듯. 그러니까 이글루스는 빠른 정상화에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그보다 원하는 것은 현재 상황과 진척도, 해명 뿐!! 사담이 길어졌는데,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토니의 자아 찾기
어벤져스에서 웜홀에 빠지는 초현실적인 경험을 한 후,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극도의 불면증과 불안증세를 안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 때문에 페퍼 포츠(=기네스 펠트로)가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슈트에 대한 집착은 병적으로 커지고 이는 그녀와 잠시 냉전상태가 된다. 이어 만다린(=벤 킹슬리)을 향한 도발로 인해 본진이 털리고 외딴 곳에 불시착, 할리(=타이 심킨스)라는 소년을 만나와 티격태격하며 심리적 불안감을 떨쳐내는 한편, 공돌이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게 된다. 본격 힐링캠프!! 슈트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비를 만들어 실전에 써먹는 모습은 만랩 공돌이의 능력을 한층 돋보이게 하였고, 이를 통해 만다린은 스테레오타입을 이용한 허구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동시에 진정한 흑막이 알드리치 킬리언(=가이 피어스)임을 알게 된다. 

주인공이 위기에 빠지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것은 흔한 클리셰이나 그 과정에서 자아 성찰을 통해 정신적인 성장을 이뤄낸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액션을 살리고 결국 주인공이 킹왕짱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초창기 히어로 영화에 반해 다크나이트, 스파이더맨 시리즈 등의 히어로물의 트렌드는 고뇌와 철학인 것 같다. 게다가 그 수준까지 높아 최근 헐리우드 영화에서 깊이있는 철학을 보여준 장르는 히어로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또한, 아크 리액터의 부작용으로 전작에서 한번 겪었던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는 다른, 한차원 높은 공포를 느끼는 토니 스타크의 모습과 이를 어린 아이와의 대화(뭔가를 만드는 것에 열중)를 통해 극복해 나가는 시나리오는 어른과 아이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내용이었다. 어벤져스와의 연계도 한시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MARVEL의 세계관 통합을 공고히 하려는 모습이 느껴져 좋았다. 특히 보너스 컷에서 보인 브루스 배너(=마크 러팔로)의 출연은 어벤져스2에 대한 떡밥을 강화하는 듯 했다.

슈트빨(?)에 대한 해답
아이언맨3는 다른 초인들과 달리 이렇다 할 능력이 없는 토니 스타크의 정체성을 공고히하고 슈트빨이라는 오명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보여준 영화였다. 슈트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기지와 슈트 자체의 힘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는 컷이 많았는데, 이를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 에어포스원에서 추락하는 사람들을 구해낸 씬이다. 슈트의 힘으로 구해낼 수 있는 사람이 3~4명이 한계였다면 토니의 기지로 사람들이 손을 잡아 모두를 안전하게 구해낸 장면은 아이언맨3의 주제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에서 전율을 느꼈고, 영화 전체에서 가장 좋았던 씬이 였다고 생각한다. 

익스트리미스를 이용한 적들과 맞서는 방식도 신선했다. 이른바 하우스파티 프로토콜은 자비스의 인공지능에 의존한 자동조종에만 그칠 줄 알았는데, 토니가 슈트를 옮겨가며 싸우는 전투방식과 이 과정에서 보여준 맨몸액션이 일품이었다. 또한 Mk.42를 원격조종하여 킬리언에게 입힌 후 자폭시키는 방식(집 나간 아들놈이 돌아오네)도 굉장히 트리키했고 인상적이었다. 엔딩컷에서 심장수술로 파편을 제거하고 아크 리액터를 떼어버리는 모습도 아이언맨이 아닌 토니 스타크에 대한 정체성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옐로우 페이스와 스테레오 타입
소제목을 거창하게 썼지만 인종차별에 대해 심도있게 다룰 생각은 없다. 만다린의 너프, 페이크화에는 이런 우려를 걱정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정도. 또한, 중국자본이 들어간 아이언맨3이기에 중국계 혼혈인 만다린을 본격등장시키기에는 무리수가 따르지 않았나 싶다. 다만, 시리즈1,2에서 만다린과 텐 링즈에 대한 떡밥을 간간히 던진 점과 아이언맨 최대의 숙적이라는 점에서 추후 만다린의 등장은 예상되는데 테크놀리지의 결정체인 아이언맨과 초현실적인 능력을 가진 만다린의 대결이 어떻게 그려질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이번 작품에서 그게 우려일까, 기우일까를 확인하려 했는데 페이크였음...

이런 연유로 아이언맨3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걸로 아는데,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일단, 만다린을 통해 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공포심을 교묘히 이용한 킬리언이 미국인이었다는 아이러니함과 이를 통해 던지는 적은 내부에 있다라는 메시지는 국제경찰을 자처해 온 미국의 자화상을 담고 있는게 아닌지. 적어도 아이언맨3에 등장한 만다린이라는 캐릭터는 스테레오 타입(ex: 쥐는 치즈를 좋아한다.)을 비꼬는 듯한 인상이어서 그 나름의 의의가 있지 않나 싶다. 만다린이 가짜라는 시점에서 김이 샜다는 의견도 많은데, 이는 앞으로 나올 아이언맨 시리즈를 위해 아껴뒀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나름 모에갭도 느껴지고 좋잖아?

마치며
킬리언을 토니 스타크가 아닌 페퍼 포츠가 끝장냈다는 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아이언맨=토니 스타크가 절대적인 힘을 가진 것만은 아니고 때론 다른 사람의 도움도 필요하다라는 내용전달은 확실히 받았는데 굳이 최종보스의 최후를 히로인에게 양보할 필요가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여전히 의문스럽다. 게다가 페퍼의 익스트리미스화는 일회성이었고. 킬리언 역시 아이언맨을 상당히 고전케한 것으로 보아 강함은 느껴졌지만 카리스마가 떨어지는 부분이 아쉬웠다. 뭐, 열등감열폭 때문에 토니를 적대시 하는건 찌질하게 느껴졌지만 생각해보면 충분히 빡칠만 하다... (생각해보니 전작의 이반 반코도 어찌보면 이런 류이니.)

어쨌든 만다린의 페이크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관객평이 달라질 것 같다. 이 부분에선 개인적으로 괜찮았고, 이전 시리즈보다는 진지해졌지만 여전히 촐싹거림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결론은 사람을 함부로 무시하지 맙시다 쯤 될듯.

P.S
나의 집을 부숴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부숴도, 한 가지 아무도 부수지 못하는게 있죠.
바로 내가 아이언맨이라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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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베른카스텔 2013/05/13 18:06 # 답글

    역대 아이언맨 등장 영화 중에서 가장 재밌게 봤네요.

    슈트 터지는 게 멋졌어요. 아, 나도 하나 갖고 싶다.
  • NIZU 2013/05/14 07:08 #

    저도 아이언맨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게 봤습니다.
    철학도 있고 재미도 있고,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더군요.
    마지막의 불꽃놀이도 장관이었죠!! +_+
  • 잠본이 2013/05/13 22:45 # 답글

    정말 사람 무시하다 곤욕 치르는 게 한두번이 아닌 토사장님...
  • NIZU 2013/05/14 07:09 #

    그러게요, 생각해보면 스타크 가의 업보가 아닐지...
    그런 촐랑거리는 점이 토사장님의 매력이긴 하지만요ㅎㅎ
  • 쉬르크프 2013/05/15 18:40 # 답글

    만다린 페이크화가 아쉽긴 하지만, 오히려 만다린이 페이크가 아니었다면 작품 완성도가 상당히 떨어졌을거라고 생각합니다.
    2에선 상당히 실망했지만 3는 재밌게 봤네요 ㅎㅎ
  • NIZU 2013/05/16 03:37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오히려 페이크화로 메시지도 살리고 완성도도 잡은 것 같아요.
    본지 얼마 안됐는데 벌써 다음편이 기다려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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