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BOOK

예전엔 자기계발서를 곧잘 읽었는데 요샌 영 별로다. 우선 '~해라'로 귀결되는 권위적인 어조가 마음에 안든다. 그 내용도 대부분은 실행하기 힘든 것들이고… 이 책은 당시 베스트셀러 순위권이라 궁금한 마음에 읽어 보았는데 역시나 버거운 책이었다. 물론 재미로 읽는 책은 아니다만, 내 기준에서 재미는 꽤나 중요한 요소이기에 흥미가 떨어졌던 것도 사실인지라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선 가장 오랜 시간동안 붙잡고 있었다. e-book으로 읽은 최초의 책이라는 점도 오래 붙든 이유 중 하나겠지만 그보다는 몰입이 힘든 부분이 더 컸다. 저자인 칼 필레머 교수는 '인생의 성공과 행복에 관한 수많은 책들과 강연의 홍수 속에 살아가면서도, 왜 우리는 여전히 불행한가?'라는 의문에 관한 답을 얻기 위해 '코넬대학교 인류 유산 프로젝트(Cornell Legacy Project)'라는 연구를 시작했다. 5년에 걸쳐 1,000명이 넘는 70세 이상의 각계각층의 노인을 대상으로 질문과 인터뷰를 진행, 그 결과를 이 책에 담아냈다. 재미있는 점은 인터뷰의 대상이 된 이들을 '인생의 현자'로 표현하는 것인데, 반세기를 살아온 이들의 축적된 인생의 경험을 보건데 이 표현은 상당히 적절한 비유인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2장 '아름다운 동행: 잘 맞는 짝과 살아가는 법'이었는데, 결혼생활이 배우자와 서로 맞추어가는 과정이라는 기존에 갖고 있는 인식과는 달리 애초에 자신과 잘 맞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내용이 파격적이었다. 인생의 현자, 황혼기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생각이라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일거라는 편견이 깨어지는 순간이었다. 서로 깊이 알기 전에는 절대 서두르지 말라는 현자들의 충고는 결코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부분이었다. 나와 성격이 다른 사람에게 매력을 느낄 수는 있지만, 결혼생활을 유지하는데에는 그것이 최고가 아닐 수도 있다는 관점. 결혼 후에 배우자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다는, 끌림보다는 공유를 강조하는 내용은 상당히 공감하고 또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에 극적인 변화가 생기는건 아니겠지만 인생 선배들의 조언과 충고를 책으로 읽는 것은 꽤나 색다른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기 힘들었던 것은 잔소리에 대한 태생적인 거부감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어디선가 들었을 법한 이 이야기들은 나이를 먹은 후에 내가 하고 있을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그리고 그걸 듣는 이는 잔소리로 여기겠지.

P.S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다. 행복은 완벽하게 준비된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어려움이나 고통이 삶을 뒤흔들 때도 행복한 삶을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덧글

  • 쉬르크프 2013/10/28 21:22 # 답글

    결혼..과는 다르지만, 주변에 동거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만났다가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람과 동거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역시 워렌 버핏이 말했듯이 마음 맞는 사람과 살기에도 짧은 삶이죠ㅎㅎ;;
  • NIZU 2013/10/29 17:32 #

    이미 형성된 성격을 변화시키는건 타인이나 본인이나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부딪힘으로 오는 정신적 고통보다는 애초에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만나는게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ㅎㅎ
    그런데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를 묻는다면 또 어렵네요ㅠ 이래저래 사는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ㅋㅋ
  • 베른카스텔 2013/10/29 03:36 # 답글

    저는 이런 책을 보면 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아, 나도 언젠가는 죽겠지. 20대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30대도 금방, 40대, 50대.. 모두 금방이겠구나."
  • NIZU 2013/10/29 17:34 #

    그러게요. 10대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까마득해졌어요ㅠ 세월이 참 빨리 흘러가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금 이 순간을 그리워하고 후회할 것 같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게 어렵네요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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