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2014) MOVIE

[스포일러 있음.]



2014년 3월 28일 관람.
캡틴 아메리카 실사영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개인적으로 전작인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번 작품은 전작을 아득히 뛰어넘었다고 본다. 조금 더 어두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각 캐릭터들의 정치적 이상을 다루는 한편, 전작의 떡밥까지 함께 회수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캡틴 아메리카가 왜 '캡틴'인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작품.

과거와의 싸움
레드 스컬=요한 슈미트가 히틀러로부터 지원받아 만든 심층과학부서인 HYDRA. 하지만 전작에서 완전히 해체된 것이 아니라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실행한 페이퍼클립 프로젝트, 오케스트 작전에 의해 독일 과학자들의 다수가 쉴드에 합류한 상태였다. 특히 전작의 빌런이었던 아르님 졸라(=토비 존스)가 시스템으로 남아 졸라 알고리즘으로 선별한 타겟을 헬리캐리어로 제거하는 프로젝트 인사이트, 그리고 캡틴 로저스(=크리스 에반스)의 친구이자 전작에서 사망한 줄 알았던 버키=제임스 반즈(=세바스찬 스탠)를 윈터 솔져로 만드는데 관여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기억을 잃고 임무만을 위해 캡틴 아메리카를 말살하려는 윈터 솔져는 캡틴과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주는 입체적인 캐릭터였는데, 캡틴과의 대화에서 샘 윌슨=팔콘(=안소니 마키)이 적의 공격에 동료를 잃고 괴로워하며 평화로운 삶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부분은 이를 위한 복선이었으리라. 윈터 솔져와의 액션씬은 과장된 연출없이도 충분히 훌륭했고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능력을 가진 캡틴 아메리카의 격투를 한계치까지 묘사했다. 무엇보다 전작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전개하면서도 전작과의 연계를 놓지 않은 부분이 장점이다. HYDRA와 관련된 내용도 그렇지만 캡틴과 같은 시간을 살았으면서도 이제는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페기 카터(=헤일리 앳웰)가 등장한 부분도 좋았다. 이제는 늙어버려 치매를 앓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올바른 것인지 알 수 없다'던 캡틴의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론 페기의 조카이자 쉴드의 '에이전트13'인 샤론 카터(=에밀리 반캠프)가 마음에 들어 그녀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3편이 기대된다.(코믹스에서는 연인이기도 하고.)

자유와 통제
캡틴 아메리카의 이름과 복장에서 미국식 패권주의를 상징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초창기에는 그런 이미지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미국의 이상인 자유의 상징이며, 쉴드 내부를 장악해 인류를 통제하려는 HYDRA와는 대척점에 놓인 인물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인간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질서와 안전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희생하고, 강압으로 인류를 통제하려는 HYDRA와 쉴드. 이는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라며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은 오히려 현 미국을 풍자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가 쉴드의 정보를 공개해버리고 사건 이후 청문회에서 보안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장면 역시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 자유와 통제라는 무거운 명제를 다루면서도 단순히 명령만 받는 존재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도덕적 판단을 통해 진정한 '캡틴'으로 거듭나는 스티브 로저스의 모습은 이 작품의 진정한 주제가 아니었을까. 또, 명령과 통제를 받는 '솔져'인 윈터 솔져를 통해 자유를 더욱 부각시킨 점, 첩보스릴러와 블록버스터의 경계를 오가면서도 자연스러운 연출로 개연성을 살린 이 영화는 '어벤져스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

떡밥 살포
아쉬웠던 점은 개인 대 개인의 전투는 확실하게 끝맺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작에서 레드 스컬이 테서렉트의 폭주로 소멸되며 약간의 허무감을 안겼는데 이번에도 윈터 솔져와의 확실한 결말을 짓지 못한 것은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윈터 솔져야 쿠키영상2를 통해 아군으로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지만 연속해서 메인 빌런과의 결착을 내지 못한 점은 좀 그랬다. 하지만 브록 럼로우(=프랭크 그릴로)가 화상을 입고 치료받으러 가는 장면이 나오며 차기작에서 크로스본즈로 등장할 가능성을 남겼는데, 그의 상관인 레드 스컬이 재등장할 여지 또한 존재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떡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쿠키영상1에 등장한 치타우리 셉터를 연구하던 바론 본 스트러커(=토마스 크레취만)나 그 실험을 통해 능력을 얻은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 졸라 알고리즘이 판명한 제거 대상 중 하나로 언급된 닥터 스트레인지 등 여러가지 떡밥이 살포되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었다. 프로젝트 인사이트의 파생물이 어벤져스2에 등장할 울트론이 아닌가 하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런 바람직한 떡밥들의 살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킨다.(세빛둥둥섬은 폭파될 것인가?!) 아, 그리고 캡틴이 팔콘에게 버키를 설명할 때 비행기에서 떨어졌다는 자막이 나오지만 버키는 열차에서 떨어졌다. 1편의 내용이긴 하지만 윈터 솔져에서도 버키가 열차에서 추락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왜 그러셨어요ㅠ요한슨 누님의 변한 듯한 모습도 아쉬웠다.

P.S
I Couldn't Leave My Best Girl.

덧글

  • 오엠지 2014/03/30 10:23 # 답글

    액션도 아쉬움...전체적으로는 볼만한데 개개인의 싸움에는 기승전결없는 느낌.

    액션도중 개개인의 절정상태의 위기라던가 흥미로움은 부족...
  • NIZU 2014/03/30 12:58 #

    안녕하세요, 오엠지 님. 방문 감사드립니다 :)
    생각해보니 팔콘과 럼로우의 전투도 헬리캐리어가 난입하며 결말 맺지 못했군요. 각개전투는 블랙 위도우 쪽을 제외하면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액션의 강도는 좋았지만 말씀처럼 기승전결이 부족한 느낌이네요ㅠ
  • 베른카스텔 2014/03/30 11:10 # 답글

    이거 재밌다는 말들이 많아서 보고 싶긴 한데..

    아아, 봄이여 ㅜㅜ
  • NIZU 2014/03/30 13:00 #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시간되시면 극장을 찾으시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D 봄은 왔는데 전 여전히 겨울 속을 살고 있는 것 같네요. 몸도 마음도 아직은 춥기만 합니다ㅠ 벚꽃이 흩날리면 더 싱숭생숭해질 것 같아 걱정이네요ㅎㅎ
  • 샬럿 2014/03/31 02:24 # 삭제 답글

    캡틴 아메리카가 안 그래도 어떤 게시판에서 꽤나 괜찮다는 말이 있던데 니쥬 님께서도 보고 오셨군요. 저는 1편도 안 봤던 터라 본다면 나중에 하루는 1편, 또 하루는 2편 이렇게 감상해봐야겠습니다. 날씨가 더 많이 더워지기 전에 집에서 영화감상에 적절한 이 계절을 많이 활용해야겠어요.

    2일 전에는 서울 시내를 걸어봤는데 벌써 벚꽃이 솜사탕 마냥 활짝 피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저희 동네는 아직 꽃이 만발하질 않아서 벚꽃놀이를 언제 가면 좋을지도 감을 못 잡고 있었거든요. 그러던 중 어제 친구에게 이번 주 저녁에, 전에 예정했던 벚꽃놀이를 가자는 카톡이 와서 벌써 들뜨는 중입니다^^* 낮에 보는 벚꽃은 혼자 느긋하게 즐기고 저녁은 가까운 이와 조명에 비치는 벚꽃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 해진 후에 꽃놀이 해보는 건 처음이에요. 니쥬 님도 꽃이 다 지기 전에 꽃향기라도 느껴보시는 건 어떤가요ㅎㅎ~
  • NIZU 2014/03/31 19:50 #

    1편부터 흐름이 이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보고 감상하시면 더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저도 관람 전에 1편을 먼저 봤는데, 굳이 안봐도 친절히 설명해주지만 보는 것과 안 보는 것의 차이는 어느 정도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서 벚꽃이 빨리 개화했더라구요. 벚꽃놀이 가본지가 언제인지ㅠ 저도 꽃이 흩날리기 전에 가보고 싶은데 함께 할 사람도 없고 이래저래 형편도 안되네요. 아직 밤엔 쌀쌀하니 아직 다녀오지 않으셨다면 겉옷 하나 챙기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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