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mazing Spider-Man 2 (2014) MOVIE

[스포일러 있음.]



2014년 5월 10일 관람.
평가들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편도 재미있게 봤겠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위해 극장을 찾았다. '500일의 썸머'로 유명한 마크 웹 감독을 좋아하기도 하고, 원작에 가까운 스파이더맨 특유의 가벼운 분위기도 만족스러워서 후속작 역시 스파이더맨의 쉴새없이 나불대는 찰진 말빨을 기대하며 관람했다.

약간의 산만함
전반적으로 하이틴 로맨스를 녹여낸 전편과 유사한 분위기로 영화는 진행된다. 다만, 전편에서 장인어른의 충고를 씹으며 일단락된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의 고뇌가 줄곧 이어지며 분위기를 처지게 만든 것은 조금 아쉽다. 잠시 결별했다가 다시 만나며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와의 멋진 로맨스를 보여주지만 다소 길게 끌었다고 생각되며 결정적으로 그웬이… 여기에 리처드 파커(=캠벨 스코트)와 오스코프의 관계, 그의 숨겨진 연구소가 나오며 '스파이더맨은 혈통이다'란 떡밥까지 던지면서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일렉트로, 그린 고블린, 라이노까지 3명의 빌런의 등장 때문에 산만해질 줄 알았는데 그린 고블린과 라이노는 후속편을 위해 살짝 얼굴을 비춘 정도라 의외로 걱정했던 부분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맥스 딜런(=제이미 폭스)이 원래 관심병 환자이긴 하지만 일렉트로로서 스파이더맨에게 증오를 품는 이유를 좀 더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표현했다면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다. 이는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도 마찬가지. 자신의 아버지가 죽어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똑같은 유전적 질환을 앓고 있는 그의 문제는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이를 표현함에 있어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아 와닿지 않았고 그 문제를 해결한 후, 복수심을 품는 과정에서 개연성을 확실히 묘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파괴적 충동이 생겼다는 말로 정리는 가능하지만.) 이런 사소한 아쉬움들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론 무척 즐겁게 감상했다. 특히 일렉트로와의 화려한눈아픈 전투와 스파이더맨이 빌딩 사이를 활공하는 장면에선 눈이 호강했고, 전편에 이어 빌런을 무찌르는데 일조하는 행동파 히로인 그웬 스테이시라는 캐릭터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러지마 ㅠ.ㅠ
그웬을 죽이다니!! 지난글에도 썼지만 그웬이 사망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점을 시리즈 3편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생각치도 못한 타이밍에 보내버려서 안타까움이 크다. 시계탑 내부에서 벌어지는 이 장면은 추락하는 그웬을 잡기 위한 웹슈터가 사람의 손처럼 표현되어 슬픔을 배가시켰다.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이 실제 연인 사이인 만큼 이 장면은 특히 몰입되었고, 이미 자연스러운 로맨스 연기를 보여주었기에 그웬의 죽음은 더욱 슬프게 다가왔다. 작중 피터가 mp3으로 듣는 Phillip Phillips의 Gone, Gone, Gone은 이를 위한 복선이었을까.('Like a drum my heart never stops beating for you. And long after you're gone, gone, gone.') 그웬은 전편에서도 리저드에게 맞선데다가 이번에도 위험한데 왜 왔냐는 말에 자신의 선택이라며 일렉트로와의 전투를 보조하는 매우 능동적인 히로인상을 보여줬고, NTR 플래그를 걷어차며 일편단심 또한 보여줬다. 이쯤에서 샘 레이미 트릴로지의 메리 제인을 떠올려보자. 1편에서는 건달 4명과 맞서는 위엄을 보이기도 했지만(스파이더맨이 구해줌) 결국 1대 그린 고블린에게 잡히며 민폐를 끼친다. 그리고 2편에선 닥터 옥토퍼스에게, 3편에선 베놈에게 납치를 당하는 등 그야 말로 민폐의 여왕. 게다가 딴 남자랑 약혼하기도 했으며 우발적이지만 해리와 키스까지 한다. 그에 비해 그웬은 어떤가? 1,2편 모두 전투에서 도움이 되었고 아버지의 죽음에도 스파이더맨을 원망하지 않는 정신적 강인함까지 갖췄다.(물론 원작에선 이를 스파이더맨 탓으로 돌려 원망하고, 노먼 오스본과는 그렇고 그런 관계로 쌍둥이까지 낳은 천하의 쌍뇬임ㅠ) 그녀의 죽음 후, 피터는 스파이더맨을 그만 둘 정도로 좌절하기도 했고 다시 희망을 얻은 것도 그녀의 졸업 연설 때문이었다. 이런 그웬을 죽이다니… 차기작에서 MJ가 등장해도 난 몰입하지 못할 것 같다.스파이더맨을 게이로 만듭시다. 유출된 스틸컷에서 MJ로 추정되는 셰일린 우들리의 모습을 봤는데 엠마 스톤에 비해 떨어지는 존재감(못생겼다고 왜 말을 못해!!)으로 실망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이 장면은 삭제되고 배우 또한 하차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Ура Корея!!

떡밥 살포?
이번에도 차기작을 위한 떡밥을 작품 곳곳에 깔아놨는데, 우선 체포되어 레이븐크로프트에 감금되는 해리와 만나는 미스터 피어스는 구스타브 피어스(=젠틀맨, 마더파더 젠틀맨?)라는 인물로 시니스터 식스의 창설을 도와준다. 그리고 스페셜 프로젝트라 불리우는 오스코프 내부에 있던 장비에서 닥터 옥터퍼스의 기계팔과 벌쳐의 기계날개가 보였으니 일단 그린 고블린, 닥터 옥터퍼스, 벌쳐, 라이노는 시니스터 식스로서 출연하지 않을까 싶다. 리처드 파커의 연구와 스파이더맨은 혈통이라는 떡밥에서 보아 베놈이 등장할 가능성도 보이고, 작중 해리의 비서의 이름이 펠리시아였으니 어떤 형태로든 블랙캣도 출연할 것 같다. 또, 해외팬이 캡쳐한 이스터 에그에 베놈과 모비어스가 있었다고 하니 얼추 3편의 빌런은 이 정도가 아닐까. 등장인물이 너무 많은 것 같긴 하지만 스파이더맨 영화의 세계관을 확장하길 원한다는 감독의 말도 있었으니 정리만 잘 한다면 포스터에 쓰인 '진짜 전쟁'은 3편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함께 그웬이 한국요리를 먹으러 가는 장면이 나오는 등 깨알같은 재미도 있었고, 가볍지만 무거운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그웬의 죽음도 그러했지만 타인의 관심을 원하는 일렉트로의 집착은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 것 같다.(그래서 좀 더 깊이 다뤘으면 했지만.)

P.S
잃어버릴까봐 함께 할 수 없다면 그게 더 불행한 거 아니야?

덧글

  • 베른카스텔 2014/05/24 03:10 # 답글

    스파이더맨은 거지라서 싫어요! (응?!)
  • NIZU 2014/05/24 03:53 #

    거지이긴 한데 리메이크 작에선 거지티를 안 내더라구요.
    그런데 돈도 없는데다 불행의 아이콘이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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