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영화 결산 MOVIE

어느새 3년째 이어진 영화 결산. 2013년에 비해 관람한 작품 수도 줄었고, 대작이나 보고 싶었던 영화를 놓쳐 아쉬운 점이 많다. 2014년에 극장에서 본 영화는 총 24편으로 13년에 비해 5편이 줄었다. 특히 하반기에 개인적인 일들이 겹치면서 영화관에 자주 가지 못했는데 올해는 조금 더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짧은 감상평과 함께 정리하되, 작년과 달리 별점도 함께 넣어본다. 사실 별점을 통한 평가는 많이 부담스럽지만 이만큼 직관적인 방법을 찾기가 어려워 고민 끝에 시도한다. 별점 및 관람평은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으로 이루어졌음을 미리 밝힌다.

플랜맨(★★☆☆☆): 참신한 소재로 출발했지만 산으로 가는 후반부는 음… 플랜맨이라는 주제에 좀 더 집중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한지민의 매력은 재발견.

The Wolf of Wall Street(★★★★☆): 탐욕과 균형, 그리고 자본주의적 시스템을 제대로 약빨고 그린 영화. 난 이런 정신 나간 영화가 좋더라.

피끓는 청춘(★★☆☆☆): 풋풋한 첫사랑도 아냐, 질척거리는 사각관계도 아닌 어정쩡한 신데렐라 스토리로 끝나버리니 피가 끓기도 전에 식어버린 청춘. 이종석의 팬이라면 재미있게 볼지도. 물론 난 박보영 보는 재미로 봤다.

타카나시 릿카ㆍ改 ~극장판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개연성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불친절한 편집은 TV판을 본 사람도 이해할 수 없는 실망스러운 퀄리티였다.이거 편집한 샏기나와!! 내가 우치다 마아야 빠만 아니었어도!!

또 하나의 약속(★★★☆☆): 평이하지만 충실한 기본기, 크라우드 펀딩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 다만 윤석의 등장 때마다 흐름이 끊겼고 진성의 인사실장이 전형적인 악당으로 묘사된 점은 아쉽다.

Robocop(★★★☆☆): 원작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인간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리메이크작은 가족과의 유대에 무게를 둔 느낌. 원작과 비교해 철학, 액션 모두 쳐지지만 그렇다고 못 만든건 또 아니라능.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시점의 널뛰기가 빈번해 산만했고, 감정이 선이 아닌 점으로 연결되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다. Secret Base가 나오는 타이밍 만큼은 기가 막혔음.

Frozen(★★★★★): 방어적인 사랑이 아니라 이타적이되, 쌍방적인 사랑의 진정성은 얼어붙은(Frozen) 엘사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백마탄 왕자가 없어도 디즈니의 힘은 충분히 발휘된다.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자유와 통제를 정치적 이상과 함께 다루는 한편, 전작의 떡밥까지 모두 회수하며 첩보 스릴러와 블록버스터의 경계를 오가는 작품. 개인 간 전투의 결말이 확실치 못한 것은 못내 아쉽지만 후속작을 기다리는 즐거움으로 남겨두자.

방황하는 칼날(★★☆☆☆): 불편한 분노가 느껴진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소설의 그것이 T.O.P였다면 영화는 그냥 커피였다. 설산 신이 너무 길어 집중력을 떨어트렸고, 차라리 등급을 올려 수위를 높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

초속 5센티미터(★★★★☆): 아마 타카키는 아카리만을 생각하며 평생을 살아갈테지만 실망할 필요도, 분노할 필요도 없다. 원래 사랑은 찌질하고 배신하는 법이니까.

역린(★★☆☆☆): 역순구성으로 인한 과도한 회상장면과 노론사관에 입각한 내용전개는 나의 역린을 건드리기 충분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는 욕심에 깊이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한 듯.

The Amazing Spider-Man 2(★★★☆☆): 전편에서 장인어른의 충고를 무시하며 일단락 된 피터의 고뇌가 이어지고, 스파이더맨이 혈통이라는 떡밥까지 나오며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Aㅏ… 그웬!!

X-Men: Days of Future Past(★★★★★): '퍼스트 클래스'의 과거와 기존 엑스맨 시리즈의 미래를 이어 전작들과의 관계를 연결시키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작품.

Her(★★★★☆): 인간의 외로움을 이토록 잘 표현한 영화가 또 있을까. I'm Yours and I'm not Yours.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혹평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은 탓인지 예상보단 재미있게 봤다. 기대치를 낮춰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시리즈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할 따름. 마이클 베이는 이제 그만~.

군도: 민란의 시대(★★☆☆☆): 사극의 탈을 쓴 웨스턴 무비. 진중한 분위기를 기대한 반동 탓인지 다소 느슨하게 느껴졌고, 비주얼과 스토리텔링이 모두 강동원에게 집중된 점은 이 영화의 장점이자 가장 큰 단점이었다.

Dawn of the Palnet of the Apes(★★★★☆): 만물의 영장을 자칭하는 인간의 오만함과 지독한 공존의 어려움을 봤다. 마음과는 별개로 일어나는 전쟁의 명분, 공포와 신뢰라는 상반된 리더십의 결과가 흥미롭다.

명량(★★☆☆☆): 적어도 "나중에 후손들이 우리가 이렇게 개고생한 걸 알까 모르겄네."만큼은 관객이 직접 느끼게 만들었어야 했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 기대치가 낮았던 탓인지, 의외로 즐겁게 봤다. 유해진의 하드캐리는 마음에 걸렸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을 듯. 여름 빅3였던 군도, 명량, 해적 중에선 개인적으로 해적이 가장 좋았다.

Begin Again: Can a Song Save Your Life?(★★★★☆):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교차하는 그들의 마음. 이어폰 분배기 때문에 구 여친이 생각났음, 젝1.

타마코 러브 스토리(★★★★☆): 타이틀처럼 러브 스토리에 초점을 둬 TV판과 궤를 달리하는 분위기에 호오가 갈리겠지만, 소소한 일상과 인물들의 감정묘사는 무척 훌륭했다. 수줍은 두 사람의 오글거리는훈훈한 사랑 이야기.

Annabelle(★★☆☆☆): 공포감은 확실했지만 어딘가 허무한 결말은 아쉬웠다. 심리적으로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는 영화. 아, 깜딱이야.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결혼 생활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는 좋았지만 다소 루즈한 느낌. 해피엔딩이었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냥 신민아 보는 맛으로 봤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리스본행 야간열차, 엣지 오브 투모로우, 끝까지 간다, 나를 찾아줘, 인터스텔라 등 보고 싶은 작품들을 놓친 것은 슬프지만 관람한 영화 중에서 Best 3작품 Worst 1작품을 꼽아봤다.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X-Men: Days of Future Past'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이 작품으로 결정. 전작에서 레드 스컬의 테서렉트 폭주로 마무리 짓지 못한데 이어 캡틴vs윈터 솔져, 팔콘vs럼로우의 개개인 간의 전투에서 매듭을 짓지 못한 것은 큰 단점이었다. 하지만 자유와 통제라는 무거운 명제를 다루면서도 첩보스릴러와 블록버스터를 결합시킨 액션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점은 훌륭했다. '어벤져스'라는 드림팀 때문에 약간 처질거라는 내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떡밥회수와 정치적 이상까지 다루며 캡틴 아메리카가 왜 '캡틴'일 수 밖에 없는지를 개연성있게 그린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Her: 원래 외국영화, 한국영화, 애니메이션 중 한 작품씩을 골라 Best 3를 뽑았는데 작년에 내가 관람한 한국영화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어 'Her'을 꼽아봤다. 대필작가로서 가짜 감정으로 사랑을 써오던 테오도르가 느끼는 공허함, 허무감은 이 영화의 근저에 흐르는데 이런 분위기가 무척 내 취향에 맞았다. 그러던 그가 실체가 없는 OS인 사만다에게 진짜 감정을 느끼는 아이러니한 상황과 그녀와의 소통을 통해 감정의 결핍을 메워가는 이들의 교감은 결코 허망하지 않았다. 역설을 통해 풀어나간 사랑에 대한 담론도 좋았고 색감을 강조하는 촬영과 렌즈 플레어도 무척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타마코 러브 스토리: 별점은 겨울왕국(Frozen)을 더 높게 줬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만으로 뽑아봤다. TV판을 재미있게 본 것도 아니고 솔직히 쿄토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다소 산만하게 느껴졌던 TV판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만들어내 기억에 남는다. 특히 '타마코 마켓'의 메인 스토리였던 데라의 배필찾기와 상점가 이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과감성을 보여 놀랐고, 타마코와 모치조 뿐만 아니라 미도리 역시 비중있게 다루며 캐릭터들의 감정묘사에 공들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반면 실망스러웠던 작품은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생각보다 즐겁게 봤다고 써놨지만 어디까지나 '생각보다'이다. 일단 시작한 시리즈물은 끝까지 본다는 나만의 철칙과 옵대장과의 의리가 아니었으면 진작에 접었을 작품. 무의미한 슬로우 모션의 남발과 쉼없이 터지는 폭발신은 이제 눈과 귀를 피로하게 만들 지경이었다. 또 한가지 신경쓰였던 부분은 뜬금없이 창조주를 언급하며 시리즈를 지속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인데 난 또 낚이겠지. 이쯤되면 마이클 베이의 커리어도 의심스러울 지경인데… 기왕 만들거면 잘 만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보고 싶은 작품들을 많이 놓쳐 아쉬운 한 해였다. 올해는 극장을 자주 찾고 싶은데 여건이 허락할지는 의문. 박스 오피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현재 상영작이 어떤 영화인지도 모를 정도로 무심했는데 좀 더 애정을 갖고 영화를 접하고 싶다. 가급적 극장에서 보고 싶은데 '인터스텔라'가 아직 안내렸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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