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영화 결산 MOVIE

시기도 늦었고 관람한 작품 수도 적어 올해는 그냥 넘어갈까 싶었는데, 그래도 연례행사처럼 해오던 결산이니 부실하게나마 정리해보려한다. 2015년 극장에서 관람한 영화는 총 17편으로 작년에 비해 7편이나 줄어든 수치이다. 2,10,11월은 아예 영화를 못봤는데 한 편씩이라도 봤으면 20편은 채울 수 있었건만 아쉽다. 작품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항상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가장 직관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해 5점 만점을 기준으로 나름대로 점수를 메겨보았다. 작년에는 간단한 한줄평도 함께 달아뒀는데 이는 생략하고,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본 작품 세 편과 좋지 않은 의미로 인상적이었던 작품 한 편을 꼽아본다.

[스포일러 있음.]



Kingsman:The Secret Service
먼저 스파이 영화의 형식을 갖추면서도 비현실적인 연출로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최신 경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점이 눈에 들어왔다. 관객이 누구나 알 수 있는 클리셰를 파괴하면서도 다시 완성하는 작법으로 스파이 영화의 경계를 넘으면서도 아우르는 메타적 요소가 킹스맨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작품의 중심이 해리에서 에그시로 넘어가는 부분 또한 자연스러웠고, 폭력에 대한 수위는 높지만 익살스럽고 경쾌한 연출로 폭력을 쾌감으로 수용하는 면도 기억에 남는다. 시나리오 자체는 흔한 B급이지만 이를 풀어내는 과정에서의 연출은 A급 이상이 아니었나 싶다.

Whiplash
가볍고 즐거운 예술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예술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감독의 인터뷰처럼 위플래쉬의 결말은 모호하게 연출되어 관객의 몫으로 넘어간다. 영화 속 스승의 모습에서 어떤 일면을 봤든간에 클라이막스의 신들린 연주 하나만으로 가치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는 플래쳐와 연주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복수한 앤드류, 두 미치광이의 대결은 보는 이마저 미치게 만들었다.

Mad Max:Fury Road
간결한 시나리오와 CG작업을 최소화한 실사 촬영의 매력은 스크린을 뚫고 나올 것 같았다. 다듬어지지 않은 터프함과 선 굵은 아날로그 액션,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는 영화 속 차량들은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들었다. 기존의 여전사 캐릭터와는 어딘가 다른 퓨리오사의 매력도 멋졌고. 타이틀 롤의 '매드' 맥스가 가장 정상적으로 보일 지경이니 얼마나 미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지, 그들의 매력이 얼마나 카타르시스를 주는지 벌써부터 후속작이 기대되는 흔치않은 작품이었다.

너무 취향이 확연히 드러나려나. 하지만 어딘가 정신이 나간 것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작품 선정은 가급적 한국 영화, 외국 영화, 애니메이션의 3종류로 꼽으려고 하지만 작년에 본 한국 영화는 고작 4편인데다 애니메이션은 적당한 작품을 고르기 어려웠다. 그 중에서는 <추억의 마니>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위의 세 작품이 너무 강렬해서 뽑지 못했다. 반면 가장 아쉬웠던 작품은 

타이밍
<LOVE LIVE! The School Idol Movie>를 두고 고민하다 <타이밍>으로 정했다. 미스터리 타임 스릴러라는 소재의 특성상 이야기만 잘 풀어간다면 무척 흥미로운 작품이 됐을 터인데 아무래도 제작여건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원작 웹툰을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친절하게 느껴졌고, 작품 속 재앙에 대한 설명이 막연하다보니 긴장감보다는 답답함이 앞섰다. 또 최종보스의 존재감이나 목적의식이 희미했고 최후에 가서는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정리되어 당황스러웠다. 나름대로 캐릭터 디자인에도 신경썼고, 15세 관람가 애니메이션이라는 부분도 주목받을 수 있는 요소였는데, 원작 스토리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점이 패착이지 싶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니 <마션>, <내부자들>, <사도> 등 놓친 작품들이 많아 역시 아쉽다. 일단 올해는 지금까지 3편의 영화를 관람하면서 나름 안정적인 출발을 한 것 같은데 25편 이상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블로그에는 영화관에서 본 영화만 작성하고 있지만, 꼭 극장이 아니더라도 다른 경로를 통해 많은 작품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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