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목소리 BOOK

[스포일러 있음.]



<별의 목소리>는 신카이 마코토의 30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을 오오바 와쿠가 소설화한 작품이다.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과는 달리 원작자가 집필하지 않아 설정 충돌이 발생하지만, 애니메이션 대비 명쾌한 엔딩이 기억에 남는다.

테라오 노보루와 사귀고 있는 평범한 중3 여학생인 나가미네 미카코. 그녀는 국제연합 우주군의 대(對) 타르시안용 전투병기의 파일럿으로 발탁된다. 두 사람은 우주와 지구로 헤어지고, 둘을 이어주는 유일한 수단은 휴대전화의 메일 뿐이다. 하지만 미카코가 탑승한 우주선이 지구와 멀어짐에 따라 메일의 시차는 점점 길어지고, 미카코가 몇분 후에 보낸 메일을 노보루는 몇개월이 지난 후 받게 된다. 마침내 1광년 거리의 외우주에서 훈련을 받던 미카코는 적의 기습으로 테라오에게 보낼 메일을 보내지 못한 채 시리우스로 긴급이동하게 되는데……
시간이 필요한 건 내 쪽이었다.
열아홉 살의 나가미네를 따라잡으려고, 나는 뒤를 쫓았다.
주인공들의 마음이 시공을 초월함을 표현한 애니메이션의 오리지널 엔딩도 좋았지만, 결국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 소설판의 엔딩도 깔끔해서 기억에 남는다. 친구 이상, 연인 미만 관계인 노보루와 미카코가 메일로 관계를 이어나가고, 한계를 맞이하고, 서로를 재확인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시간/공간적 제약을 통해 더욱 극적으로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타다이마·오카에리】의 전형으로 생각되기도 하지만 기다리는 쪽이 남성이라는 점, 단순히 기다리지 않고 노보루가 미카코를 찾아나서는 점에서 클리셰를 살짝 비튼 부분도 마음에 든다. 또한, 타르시안과의 접촉을 인류가 어른이 되기 위한 시련으로 묘사한 부분은 사춘기 시절에 겪는 일종의 성장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느끼는 신카이 마코토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애틋함에 녹아든 루저 감성인데, 노보루가 여자 후배를 차버리는 장면에서 이 감성을 맛볼 수 있었다. 집필자는 다르지만 이런 소소한 포인트를 놓치지 않아 되려 신선했다고 할까.

P.S
지나고 보면 8년 정도는 허무하게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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